도시계획가

도시계획가 - 고든 켈런(타운스케이프 캠페인)

이상도시 2026. 10. 1. 06:00

도시계획가 아카이브 · 30

고든 컬렌 — 도시를 걸으며 펼쳐지는 한 편의 영화로 본 사람

1940~1960년대 · 근대주의에 대한 반성  |  1914~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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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NCEPT


1. 개념 — 이 인물이 남긴 것

27편 제인 제이콥스, 28편 케빈 린치, 29편 윌리엄 화이트가 미국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근대주의를 반성하던 바로 그 시기, 대서양 건너 영국에서는 고든 컬렌(Gordon Cullen, 1914~1994)이 완전히 다른 도구로 같은 질문에 답하고 있었습니다. 손으로 그린 스케치와 '연속적 시각(serial vision)'이라는 영화적 기법입니다. 「타운스케이프(Townscape)」(1961)에서 그는 도시를 평면도 위의 추상적 배치가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걸으며 눈앞에 순간순간 펼쳐지는 장면들의 연속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는 케빈 린치가 인터뷰와 지도로 분석한 것을, 컬렌은 연필과 붓으로 그려낸 것과 같았습니다.

LIFE & TIMES


2. 역사 — 인물과 시대

1914년 잉글랜드 요크셔주 캘벌리(리즈 인근)에서 태어난 컬렌은 리전트스트리트폴리테크닉에서 건축을 공부한 뒤, 레이먼드 맥그래스와 베르톨트 루베트킨(텍톤 그룹) 사무소에서 핀즈버리보건소·하이포인트 아파트 같은 근대건축 명작의 설계를 보조하며 실무를 익혔습니다.

  • 1914
    잉글랜드 요크셔주 캘벌리(리즈 인근) 출생
  • 1930~33
    리전트스트리트폴리테크닉에서 건축 수학
  • 1933~37
    레이먼드 맥그래스·베르톨트 루베트킨(텍톤) 사무소 근무 — 핀즈버리보건소·하이포인트 아파트 설계 보조
  • 1937~39
    독립, 건축 일러스트레이터·전시디자이너로 활동, MARS그룹 전시(1938) 참여
  • 1939~45
    2차대전 중 버뮤다에서 식민성 도시계획팀 근무
  • 1946
    「Architectural Review」 부편집장 취임
  • 1950년대
    「Architectural Review」에서 '타운스케이프' 캠페인 주도 — 연재 논고를 통해 이론 정립
  • 1959
    뉴델리 재개발 도시설계 자문으로 위촉
  • 1961
    「타운스케이프」 출간 — 연속적 시각 개념 정식화
  • 1965
    버킹엄셔주 자문(마을 개발)
  • 1971
    「간추린 타운스케이프(The Concise Townscape)」 출간 — 압축 개정판
  • 1975
    왕립산업디자이너(RDI) 선정
  • 1976
    미국건축가협회(AIA) 금메달 수상
  • 1994
    별세 (향년 80세)
  • 1996
    사후, 데이비드 고슬링·노먼 포스터 등이 그의 작업을 모아 「Visions of Urban Design」 출간

CONTEXT


3. 배경 — 왜 등장했나

2차대전 이후 영국은 공습 피해 재건과 신도시 건설 과정에서, 근대주의식 조닝과 격자형 배치가 도시의 역사적·시각적 다양성을 밀어내는 현실을 마주하고 있었습니다. 컬렌은 「Architectural Review」 편집자로서 이런 현장을 직접 취재하며, 계획도면 위에서는 완벽해 보이는 배치가 실제로 걸어보면 지루하고 단조로운 경험을 낳는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험프리 렙턴 등으로 이어지는 영국의 픽처레스크(picturesque) 조경 전통을 도시 스케일로 되살리려는 시도이기도 했습니다. 굽은 길, 폐쇄된 광장, 돌출된 처마 같은 전통 도시의 우연적이고 비대칭적인 아름다움을, 근대 도시설계에도 의도적으로 되살릴 수 있다는 것이 그의 문제의식이었습니다.

THE THEORY


4. 핵심내용 — 이론과 원리

가. 연속적 시각(serial vision)

컬렌은 도시를 한 장의 평면도가 아니라, 사람이 실제로 걸으며 순간순간 마주치는 장면들의 연속(시퀀스)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한 장면에서 다음 장면으로 이동할 때 드러나는(exposed) 것과 아직 감춰진(existing) 것 사이의 대비가 극적인 긴장을 만들어낸다는 것입니다. 그는 이 방법론을 영화의 몽타주 기법에 비유했습니다.

삽도 1 · 연속적 시각(serial vision) 프레임 시퀀스
연속적 시각(serial vision) 프레임 시퀀스

▲ 거리를 걸으며 순차적으로 바뀌는 시야를 필름 프레임처럼 연출한 개념 이미지입니다. 실제 원본 스케치가 아니며, 특정 장소를 고증한 것이 아닙니다.

나. 이곳과 저곳(Here and There)

지금 서 있는 폐쇄적이고 친밀한 공간('이곳')과, 저 멀리 시야 끝에 들어오는 개방적인 공간('저곳') 사이의 대비가 보행자를 앞으로 끌어당기는 심리적 동력을 만든다고 보았습니다. 좁은 골목 끝에 살짝 보이는 넓은 광장이 사람의 발걸음을 재촉하는 것과 같은 원리입니다.

삽도 2 · 이곳과 저곳의 대비 눈높이뷰
이곳과 저곳의 대비 눈높이뷰

▲ 폐쇄된 골목(이곳)과 멀리 열린 광장(저곳)의 대비를 참고해 재구성한 개념 이미지입니다. 실제 특정 장소의 사진이 아닙니다.

다. 장소(Place)와 내용(Content)

'장소'는 사람이 자신이 지금 어디에 있는지, 이 공간에 속해 있는지 아닌지를 감각적으로 인지하는 것(안과 밖의 경계 인식)을 뜻합니다. '내용'은 건물의 재료·색채·질감 등이 만들어내는 그 지역만의 정체성을 가리킵니다. 이 두 개념은 그의 이론에서 시각적 경험을 지역성과 연결하는 축이 됩니다.

라. 픽처레스크 전통의 도시적 확장

컬렌은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자신의 이론을 설득하는 핵심 도구로 활용했습니다. 추상적 다이어그램 대신 구체적이고 정감 있는 그림을 통해, 굽은 길과 비대칭적 배치가 만들어내는 아름다움을 계획가와 일반 대중 모두에게 직관적으로 전달하고자 했습니다.

삽도 3 · 손그림 스타일 타운스케이프 전경
손그림 스타일 타운스케이프 전경

▲ 고든 컬렌의 일러스트레이션 화풍을 참고해 재구성한 픽처레스크 타운스케이프 개념도입니다. 실제 특정 장소나 원본 스케치가 아닙니다.

CASES


5. 대표사례 — 실제 적용된 활동

활동/저작시기핵심 내용
「Architectural Review」 타운스케이프 캠페인1950년대연재 논고를 통한 이론의 태동, 편집자로서 대중적 확산
「타운스케이프」1961연속적 시각·이곳과 저곳 등 핵심 개념을 담은 대표 저작
뉴델리 재개발 자문1959이론의 국제적 실무 적용 사례
버킹엄셔 마을개발 자문1965영국 지방 소도시·마을 단위의 실무 적용
「간추린 타운스케이프」1971대중적 확산을 위한 압축 개정판

28편의 케빈 린치와 컬렌은 대서양을 사이에 두고 놀랍도록 비슷한 질문을 던졌지만, 답을 찾는 도구는 전혀 달랐습니다.

케빈 린치 (28편) — 과학적·분석적 접근

인터뷰·스케치맵을 수집해 통계적으로 유형화된 5대 요소를 도출

초점: 사회과학적 실증연구, 재현 가능한 분석틀

고든 컬렌 — 예술적·직관적 접근

자신의 손으로 직접 그린 스케치를 통해 도시 경험의 극적 순간을 포착

초점: 픽처레스크 미학, 설득력 있는 시각적 커뮤니케이션

※ 두 사람 모두 '이동하며 경험하는 도시'에 주목했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린치가 여러 사람의 인지를 모아 객관적 패턴을 추출하려 했다면, 컬렌은 한 사람의 예민한 시선으로 도시의 극적인 순간을 직접 그려냈습니다.

KEY POINTS


6. 키포인트 — 시험·실무 핵심 요약

MUST KNOW
  • 「타운스케이프」(1961) — 연속적 시각(serial vision) 개념을 담은 대표 저작
  • 연속적 시각 — 이동하며 순차적으로 드러나는 장면들의 연속, 영화적 몽타주에 비유
  • 이곳과 저곳(Here and There) — 폐쇄공간과 개방공간의 대비가 만드는 심리적 유인
  • 장소(Place)·내용(Content) — 공간의 소속감 인지와 지역적 정체성이라는 두 개념
  • 「Architectural Review」 타운스케이프 캠페인 — 편집자로서 이론을 대중화
  • 뉴델리(1959)·버킹엄셔(1965) 자문 — 이론의 실무적 적용 사례
시험 자주 나오는 세트 — ① 「타운스케이프」=1961=연속적 시각(serial vision), ② 이곳과 저곳(Here and There)=폐쇄·개방 공간의 대비, ③ 장소(Place)·내용(Content)=공간 인지+지역 정체성, ④ 「Architectural Review」=고든 컬렌=타운스케이프 캠페인 편집자, ⑤ 뉴델리 자문=1959. 케빈 린치(28편)의 실증적 접근과 컬렌의 예술적 접근을 짝지어 비교하는 문제가 자주 출제됩니다.

LEGACY


7. 이후영향 — 후대 계보

연속적 시각 개념은 이후 도시설계·경관계획 실무에서 '보행자 경험 시퀀스 분석'의 표준 방법론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손으로 그린 스케치를 통해 설득력 있게 도시설계를 전달하는 방식은 이후 여러 세대의 도시설계 교육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의 개념들은 이 시리즈에서 곧 다룰 뉴어바니즘 운동이 표방하는 '보행자 스케일·시각적 다양성'의 사상적 뿌리 중 하나로 평가되며, 영국의 여러 도시설계 지침서에도 직접 인용되고 있습니다.

CRITIQUE


8. 한계와평가 — 비판과 재평가

그의 접근이 지나치게 시각적·미학적 측면에 치중해, 27편 제인 제이콥스가 강조한 사회적·경제적 다양성이나 29편 윌리엄 화이트가 강조한 실제 행동 데이터 같은 요소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다뤘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픽처레스크 전통에 대한 강한 애착이 때로는 노스탤지어적이고 보수적인 미학으로 흐를 위험이 있다는 비판도 존재합니다. 근대적 요구(밀도·기능)보다 시각적 아름다움을 우선시한다는 지적입니다. 실증적 데이터나 통계보다 디자이너 개인의 미적 감각에 크게 의존한다는 점에서, 케빈 린치식 실증연구에 비해 방법론적 재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교도 가능합니다.

그럼에도 '걸으며 경험하는 도시'라는 관점과 손그림을 통한 설득력 있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은, 오늘날 도시설계 실무에서 여전히 강력한 도구로 남아 있습니다. 최근에는 디지털 렌더링과 VR 시뮬레이션을 통해 보행 시퀀스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그의 방법론이 기술적으로 계승되고 있다는 재평가도 나오고 있습니다.

CLOSING


9. 맺음말

고든 컬렌은 도시계획가라기보다 도시를 사랑한 화가에 가까웠습니다. 그는 도면 위의 완벽한 배치보다, 골목을 돌 때 예기치 않게 마주치는 풍경 하나에 더 큰 가치를 두었습니다. 통계와 인터뷰로 도시를 분석한 케빈 린치와 달리, 그는 자신의 연필 하나로 도시가 사람에게 어떻게 감동을 주는지를 보여주었습니다.

좋은 도시는 한눈에 파악되는 도시가 아니라,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새로운 장면이 열리며 계속 다음 걸음을 재촉하는 도시라는 것이 컬렌의 믿음이었습니다.

다음 31편에서는 이 시리즈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듭니다. 좋은 도시의 '형태'를 고민했던 지금까지의 인물들과 달리, 좋은 도시를 '누가, 어떻게 결정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 인물 — 폴 다비도프를 다룹니다. 그의 '옹호적 계획(advocacy planning)' 이론이 어떻게 도시계획을 전문가만의 영역에서 시민 참여의 영역으로 확장시켰는지 살펴보겠습니다.

※ 본문의 생애·연대 정보는 위키피디아, AHRnet(Art and Humanities Research), Intellect Discover 학술논문(Cullen's Serial Vision), UCLA 박사학위논문(eScholarship), Urban Design Group 자료를 참고해 재구성했습니다.
※ 삽도는 모두 개념 재구성 이미지이며, 실제 인물 초상 및 원본 스케치·실측 도면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