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도시 트램의 개념과
수요검증 문제
위례선·대전 도시철도 2호선·의정부 경전철, 세 사례로 보는 '수요를 만들 것인가, 수요를 검증할 것인가'
목차
- 01트램이란, 도시계획시설로는 무엇인가
- 02한국 트램의 역사
- 03왜 다시 트램인가
- 04세 도시, 세 가지 접근
- 05핵심 정리
- 06관련 절차와의 관계
- 07수요를 만들 것인가, 검증할 것인가
- 08맺음말
트램이란, 도시계획시설로는 무엇인가
트램은 법률상 '노면전차'라는 이름으로 규정돼 있습니다. 「궤도운송법」은 노면전차를 도로 등에 설치한 두 줄의 레일을 따라 궤도차량을 움직여 사람이나 화물을 운송하는 궤도시설로 정의하고, 「도시철도법」은 이 노면전차를 철도·모노레일·자기부상열차 등과 함께 도시철도의 한 유형으로 포함시킵니다. 즉 법적으로 트램은 지하철이나 경전철과 마찬가지로 도시철도의 하위 개념입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별표1은 기반시설 중 교통시설을 도로·철도·항만·공항·주차장·자동차정류장·궤도·삭도·운하 등으로 나누는데, 트램은 이 가운데 궤도 시설에 해당합니다. 다른 도시계획시설과 마찬가지로 도시·군관리계획으로 노선과 정거장 위치가 결정돼야 설치할 수 있습니다.
근거 : 궤도운송법 제2조제6호, 도시철도법 제2조제2호,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2조 별표1
실무적으로 트램 사업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도시철도법에 따른 도시철도기본계획·기본설계, 국토계획법에 따른 도시계획시설 결정, 그리고 예비타당성조사라는 세 갈래의 절차를 함께 통과해야 합니다. 이 글에서 다루려는 문제는 바로 이 절차 중 예비타당성조사, 그중에서도 수요 예측과 관련된 부분입니다.
한국 트램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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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9
한성전기회사, 서대문~청량리 노면전차 개통대한제국 시기 미국과의 합작으로 국내 최초의 노면전차가 운행을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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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
서울 전차 전면 폐지자동차 통행량 증가와 도로 정비를 이유로 서울의 노면전차가 역사 속으로 사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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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의정부 경전철 개통트램은 아니지만 신교통수단 도입 붐 속에 개통한 완전자동무인 경량전철. 이후 수요예측 실패의 대표 사례로 자주 인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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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3
이른바 '트램 3법' 시행도로교통법·도시철도법·궤도운송법 개정으로 노면전차의 도로 통행 근거가 마련되며 반세기 만에 트램 재도입의 법적 기반이 완성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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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2
위례선 착공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환으로 착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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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대전 도시철도 2호선(트램) 착공30년 가까이 노선과 차량 방식을 두고 논쟁을 거듭하다 전 구간 공사에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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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위례선 개통(하반기 예정), 전국 트램 붐 본격화서울에 58년 만에 노면전차가 돌아오는 동시에, 대전·동탄 등 여러 도시가 트램 사업을 추진 중.
왜 다시 트램인가
지하철에 비해 트램이 갖는 매력은 명확합니다. 지하 터널을 뚫지 않고 지상 도로 위에 궤도를 놓기 때문에 건설비가 지하철의 상당 부분 수준으로 낮아지고, 공사 기간도 짧습니다. 최근 도입되는 트램은 대부분 무가선(배터리) 방식이라 도심 미관을 해치는 전선 없이도 운행이 가능하고, 저상 구조라 교통약자 접근성도 좋습니다.
여기에 탄소중립 기조와 맞물려 친환경 교통수단이라는 점, 그리고 노선이 지나는 거리 자체가 도시재생·경관 개선 효과를 낸다는 점도 지자체들이 트램에 매력을 느끼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대전시는 스스로를 '트램도시'로 브랜딩하며 사업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런 장점들이 '어디에, 얼마만큼의 수요를 대상으로' 트램을 놓을 것인가라는 질문과는 별개라는 점입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도시마다 다르게 나타난 것이 다음 장에서 볼 세 가지 사례입니다.
세 도시, 세 가지 접근
같은 궤도 교통수단이지만 위례·대전·의정부는 추진 배경이 조금씩 다릅니다. 하나씩 짚어보겠습니다.
① 위례선 — 신도시 계획인구를 전제로 한 선제적 조성
위례선은 위례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일부로 처음부터 계획된 노선입니다. 신도시 조성 단계에서 트램이 지나갈 자리를 '트랜짓 몰'로 미리 지정해뒀고, 노선이 상가 거리 한복판을 가로지르도록 설계됐습니다. 마천역(5호선)과 복정역·남위례역(8호선)을 연결해 서울 도심 접근성을 보완하는 구조입니다.
| 항목 | 내용 |
|---|---|
| 구간 | 마천역~복정역~남위례역, 총연장 5.4km, 정거장 12개 |
| 방식 | 무가선(배터리) 트램, 초저상 차량 |
| 착공~개통 | 2022년 12월 착공, 2026년 하반기 개통 목표(당초 2024년 목표에서 지연) |
| 수요 기반 | 신도시 계획인구 — 위례신도시 자체가 계획도시이므로 향후 입주할 인구를 사전에 상정하고 설계됨 |
위례선의 특징은 수요가 '검증'된 것이 아니라 '계획'됐다는 점입니다. 신도시는 애초에 존재하지 않던 인구가 정해진 규모로 들어오는 곳이라, 완전히 백지에서 수요를 추정하는 일반 트램 사업과는 성격이 다릅니다.
② 대전 도시철도 2호선 — 오랜 논쟁 끝에 강행된 대형 사업
대전 트램은 지난 30년 가까이 노선과 차량방식을 두고 시장이 바뀔 때마다 계획이 흔들려온 사업입니다. 고가 경전철, 지하철, 트램 등 여러 방식이 검토되다가 결국 노면전차(수소트램)로 결정됐고, 2024년 12월에야 전 구간이 착공에 들어갔습니다.
| 항목 | 내용 |
|---|---|
| 규모 | 총연장 38.8km, 정거장 45개, 차량기지 1개소 |
| 방식 | 무가선 수소트램(수소연료전지로 전기 생산) |
| 착공~개통 | 2024년 12월 착공. 당초 2028년 말 개통 목표 → 2030년 하반기로 2년 재연기(2026.6 발표) |
| 사업비 | 약 2조원 육박(당초 계획 대비 큰 폭 증가) |
| 지연 사유 | 편입토지 보상 지연, 시운전 계획 변경, 인접 공사와의 공정 중복 등 |
대전 사례가 보여주는 것은, 계획이 오래 표류할수록 사업비와 일정 리스크가 함께 불어난다는 점입니다. 30년 가까운 논쟁 끝에 착공했음에도 개통이 다시 2년 밀렸다는 사실은, 초기 계획 단계에서 노선·수요·재원을 더 철저히 검증했더라면 줄일 수 있었던 비용이 적지 않았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③ 의정부 경전철 — 수요예측 실패의 교과서적 사례
의정부 경전철은 엄밀히 말하면 트램(노면전차)이 아니라 고가 위주의 자동무인경전철(AGT)입니다. 다만 신교통수단 도입 붐 속에 함께 추진됐고, 트램을 포함한 신교통수단 논의에서 수요예측 실패의 대표 사례로 항상 함께 언급되는 만큼 이 글에서도 비교 대상으로 다루겠습니다.
2012년 개통한 의정부 경전철은 개통 초기 실제 이용객이 예측 수요에 크게 못 미쳤습니다. 결국 민간사업자가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2017년 파산했고, 의정부시가 이를 인수해 재정을 투입하며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른 지역의 트램·경전철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제2의 의정부 경전철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이유입니다.
핵심 정리
세 사례가 말해주는 것
- 01트램은 도시철도법상 도시철도, 국토계획법상으로는 기반시설 중 '궤도'에 해당하는 도시계획시설이다.
- 02위례선은 신도시 계획인구라는 뚜렷한 근거 위에서 사전에 설계된 사례다.
- 03대전 2호선은 오랜 정치적 논쟁 끝에 강행됐고, 그 과정에서 사업비와 일정이 함께 불어났다.
- 04의정부 경전철은 수요검증이 충분하지 않았을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보여주는 사례다.
- 05세 사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관건은 '신설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수요의 근거가 얼마나 견고한가'라는 점을 알 수 있다.
관련 절차와의 관계
트램 하나가 착공까지 가려면 여러 절차를 통과해야 합니다.
| 절차 | 내용 |
|---|---|
| 도시철도기본계획 | 「도시철도법」에 따라 지자체가 수립, 국토교통부 승인. 노선의 큰 틀을 정함. |
| 예비타당성조사 | 「국가재정법」에 따라 총사업비 일정 규모 이상 사업에 적용. 비용 대비 편익(B/C), 수요 예측이 핵심. |
| 도시·군관리계획 결정 | 「국토계획법」에 따라 노선과 정거장 위치를 도시계획시설로 결정. |
| 기본 및 실시설계, 착공 | 「도시철도법」에 따른 건설사업 실행 단계. |
여기서 실질적으로 수요 검증의 관문 역할을 하는 것이 예비타당성조사입니다. 다만 지방재정 부담을 낮춰주는 국가균형발전 특별법상 예타 면제 제도가 존재해, 정치적으로 힘이 실린 사업은 이 관문을 우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다음 장에서 더 다루겠습니다.
수요를 만들 것인가, 검증할 것인가
이 글의 제목이기도 한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트램처럼 수백억에서 수조 원이 들어가는 시설을, 충분한 수요가 없는 상태에서 먼저 지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수요를 정확히 검증한 뒤에 지어야 할까요.
'수요를 만드는' 접근이 정당화되는 경우
위례선처럼 신도시 계획인구가 명확한 경우에는 선제적 조성이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신도시는 입주 시점의 인구 규모가 이미 도시계획으로 확정돼 있어, 지어놓고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입주와 동시에 이용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하는 개념에 가깝습니다. 이 경우 '수요를 만든다'는 표현보다는 '이미 계획된 수요에 맞춰 시설을 선행 배치한다'는 표현이 더 정확합니다.
수요검증 없이는 위험한 경우
반면 기성 시가지에 새로운 교통수단을 놓는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이미 버스·지하철 등 기존 교통수단이 있는 지역에 트램을 추가하는 것이므로, 기존 수요를 얼마나 흡수할 수 있는지, 자동차 통행량 감소분을 얼마나 정확히 예측했는지가 사업의 성패를 가릅니다. 의정부 경전철이 정확히 이 함정에 빠진 사례입니다. 계획 단계의 낙관적 수요 예측이 실제와 크게 어긋나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지자체 재정과 시민 세금으로 돌아옵니다.
정치적 논리의 위험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선거 공약이나 지역 상징성 때문에 수요 검증이 형식적 절차로 전락하는 경우입니다. 대전 트램이 30년 가까이 시장이 바뀔 때마다 노선과 방식을 바꿔온 과정을 보면, 정치적 판단이 기술적 검토보다 앞서는 경우가 실제로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제도 역시 취지는 낙후지역 지원이지만, 정치적으로 힘이 실린 사업이 이 제도를 거치며 수요 검증을 충분히 받지 않고 추진되는 통로가 될 위험이 있습니다.
유사개념 비교
| 구분 | 트램(노면전차) | 경전철(AGT 등) | BRT |
|---|---|---|---|
| 주행 방식 | 지상 도로 위 궤도, 자동차와 도로 공유 | 고가·지하 전용 궤도, 무인 자동운전 | 전용차로 또는 일반차로 주행 |
| 건설비 | 지하철 대비 저렴, 경전철과 유사하거나 낮음 | 트램보다 다소 높음(구조물 필요) | 가장 저렴 |
| 수요 실패 리스크 | 중간 — 도로 공유로 노선 변경 유연성 낮음 | 높음 — 의정부·용인 등 실패 사례 다수 | 낮음 — 노선 조정이 비교적 용이 |
| 대표 사례 | 위례선, 대전 2호선 | 의정부 경전철, 용인 경전철 | 세종시 BRT 등 |
맺음말
트램은 친환경적이고 건설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매력적인 교통수단입니다. 하지만 그 매력이 수요 검증을 생략해도 되는 이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위례선처럼 계획인구가 뒷받침되는 신도시형 사업과, 기성 시가지에 새로 놓이는 대전형·의정부형 사업은 접근 방식 자체가 달라야 합니다. 후자의 경우라면, 정치적 상징성이나 공약 이행보다 예비타당성조사와 수요 예측이라는 절차가 실질적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그것이 의정부 경전철이 남긴 교훈을 다음 도시에서 반복하지 않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본 포스팅은 도시계획 분야 학습 및 정보 정리를 위한 아카이브 콘텐츠이며, 필자의 정책적 견해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개별 사업의 최신 진행 상황은 관할 지자체 및 국토교통부 공고를 통해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주요 참고 : 도시철도법 / 궤도운송법 /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 서울시·대전시·의정부시 보도자료 및 공개 자료 / 언론보도(철도경제,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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