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계획 실무

용도지역제도 - 개념, 변천사, 한계, 나아갈 방향

이상도시 2026. 6. 14. 11:34

안녕하세요. 이상도시입니다.

도시계획 실무를 하다 보면 가장 자주 접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근본적인 제도가 바로 ‘용도지역제도(Zoning System)’입니다.

오늘은 용도지역제도가 왜 등장했는지,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그리고 현재 도시계획에서는 왜 기존 유클리드(Euclidean)식 용도분리 체계의 한계를 이야기하는지까지 도시계획적 관점에서 정리해보겠습니다.


▌용도지역제도의 개념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상 정의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제6조에서는 토지의 이용 및 건축물의 용도·건폐율·용적률 등을 제한함으로써 토지를 경제적·효율적으로 이용하고 공공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국토를 용도지역으로 구분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용도지역제도란 토지 이용의 질서를 유지하고 상충되는 기능을 조정하기 위한 대표적인 도시계획적 토지이용 규제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 어디에 주거 기능을 둘 것인지
  • 어디에 공장을 허용할 것인지
  • 어느 정도 밀도로 개발할 것인지

를 사전에 계획적으로 구분하는 제도입니다.


▌용도지역제도의 도입과 변천

1) 조선시가지계획령(1934)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용도지역제는 1934년 「조선시가지계획령」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경성(서울)을 중심으로:

  • 주거지역
  • 상업지역
  • 공업지역

의 3개 용도지역이 도입되었으며, 미관지구·풍치지구·방화지구 등의 개념도 함께 등장했습니다.

이는 산업화 도시에서 발생하는:

  • 공장과 주거 혼재
  • 위생 문제
  • 화재 위험

등을 분리하기 위한 근대 도시계획 개념이 국내에 처음 적용된 사례였습니다.


2) 도시계획법·국토이용관리법 체계

1962년 「도시계획법」과 「건축법」이 제정되면서 현대적 도시계획 체계가 구축되었습니다.

이후 1972년 「국토이용관리법」이 제정되며 전국토를 대상으로 한 토지이용 관리체계가 형성됩니다.

당시에는:

  • 도시지역
  • 준도시지역
  • 준농림지역
  • 농림지역
  • 자연환경보전지역

등으로 구분하여 관리하였습니다.


3) 준농림지역 난개발 문제

1990년대에는 준농림지역 제도가 대규모 난개발의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특히:

  • 개별 공장 입지
  • 무분별한 전원주택 개발
  • 스프롤 현상(Urban Sprawl)
  •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전국적으로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으로:

  • 도로 없는 전원주택 단지
  • 하수처리 미비
  • 산지 훼손
  • 계획 없는 공장 난립

등이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결국 이는 “선계획-후개발” 원칙 필요성으로 이어졌고, 이후 국토계획법 체계 탄생의 핵심 배경이 됩니다.


4) 국토계획법 통합(2003)

2003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며:

  • 도시계획법
  • 국토이용관리법

체계가 통합되었습니다.

이는 도시와 비도시를 이원적으로 관리하던 기존 체계를 통합하여 전국토를 하나의 계획체계 안에서 관리하려는 시도였습니다.

핵심 변화는:

  • 선계획 후개발
  • 개발행위허가제 강화
  • 용도지역 통합관리
  • 지구단위계획 확대

등이었습니다.


▌용도지역제도 도입 배경

1) 산업화와 도시문제

산업혁명 이후 급격한 도시화는 심각한 도시문제를 발생시켰습니다.

대표적으로:

  • 이촌향도 현상
  • 주택 부족
  • 슬럼 형성
  • 공해 문제
  • 교통 혼잡

등이 발생하였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기능 분리형 도시계획이 등장하게 됩니다.

즉:
“공장은 공업지역으로, 주거는 주거지역으로 분리하자”
라는 개념이 현대 용도지역제의 출발점이었습니다.


2) 이상도시론의 등장

근대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이상도시 개념이 등장했습니다.

▪ 전원도시(Garden City)

에벤저 하워드(Ebenezer Howard)가 제시한 개념으로:

  • 도시와 농촌의 장점 결합
  • 자족형 위성도시
  • 녹지벨트 조성

을 핵심으로 합니다.

▪ 선상도시(Linear City)

아르투로 소리아 이 마타(Arturo Soria y Mata)가 제시한 개념으로:

  • 교통축 중심 선형 개발
  • 철도 중심 도시성장
  • 무질서한 팽창 억제

를 목표로 했습니다.

▪ 빛나는 도시(Radiant City)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가 제안한 고밀도 기능분리형 도시 개념으로:

  • 초고층
  • 대규모 오픈스페이스
  • 자동차 중심 도시

특징을 가졌습니다.

이러한 이상도시 개념은 이후 현대 용도지역제와 기능분리형 도시계획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유클리드(Euclidean) 용도지역제

1926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Village of Euclid v. Ambler Realty” 판결은 현대 용도지역제의 전환점이 됩니다.

미국 오하이오주 유클리드(Euclid) 시는:

  • 공장과 주거의 혼재 방지
  • 주거환경 보호

를 위해 용도지역 규제를 도입하였고, 이에 대해 토지소유자가 재산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연방대법원은:
“공공복리를 위한 합리적 토지이용 규제는 가능하다”
고 판결하며 용도지역제의 합헌성을 인정했습니다.

이 판례 이후 전 세계적으로:

  • 기능 분리형 도시계획
  • 용도지역제
  • 건폐율·용적률 규제

가 확산되게 됩니다.


▌유클리드식 용도지역제의 대안

최근에는 기존 기능분리형 용도지역제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대안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1) 형태기반코드(Form-Based Code)

건축물 ‘용도’보다:

  • 가로경관
  • 건축형태
  • 보행환경

등 도시 형태를 중심으로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2) 혼합용도개발(MXD)

주거·상업·업무 기능을 복합화하여:

  • 직주근접
  • 보행 활성화
  • 도시 활력

을 유도하는 방식입니다.


3) 성과기반 용도규제(Performance Zoning)

용도 자체보다:

  • 소음
  • 교통유발
  • 환경영향

등 실제 영향을 기준으로 관리하는 방식입니다.


▌국토계획법상 용도지역 체계

현재 국토계획법은 전국토를 다음 4대 용도지역으로 구분하고 있습니다.

구분세부 내용

도시지역 주거·상업·공업·녹지지역
관리지역 계획·생산·보전관리지역
농림지역 농업 및 임업 보호
자연환경보전지역 환경보전 중심 관리

도시지역 내부에서는 다시:

  • 제1종전용주거지역
  • 일반상업지역
  • 일반공업지역

등으로 세분화되어 관리됩니다.


▌용도지역제도의 특징

▪ 장점

1) 주거환경 보호

공장·유흥시설 등 유해시설로부터 주거지 보호 가능

2) 토지이용 질서 확보

무질서한 개발 억제

3) 기반시설 계획 가능

인구 및 밀도 예측 용이

4) 공공성 확보

도시 성장 방향 통제 가능


▪ 한계

1) 획일적 기능분리

직주분리 심화 및 도시 활력 저하

2) 용도와 밀도의 과도한 연동

“주거지역=저밀, 상업지역=고밀”
같은 경직적 구조 발생

3) 변화 대응 한계

산업구조 변화와 복합화 트렌드 반영 어려움

4) 변경의 어려움

용도지역 변경 시:

  • 주민 민원
  • 기반시설 문제
  • 형평성 문제

등이 발생합니다.


▌용도지역을 변경하는 방법

1) 지구단위계획

지구단위계획은:

  • 건축물 용도
  • 건폐율
  • 용적률

등을 종합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대표적 도시관리수단입니다.

최근에는:

  • 역세권 활성화사업
  • 사업협상제
  • 복합개발

등과 연계하여 용도지역 상향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2) 개발사업

대규모 개발사업에서는 도시지역 편입과 함께 용도지역 변경이 이루어집니다.

대표 사례:

  • 공공주택사업
  • 산업단지개발사업
  • 도시개발사업
  • 전원개발사업
  • 택지개발사업

등입니다.

국토계획법에서는 도시·군관리계획 결정 절차를 통해 용도지역 변경이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3) 정비사업

노후 시가지 재정비 과정에서도 용도지역 상향이 이루어집니다.

대표 사례:

  • 재개발사업
  • 재건축사업
  • 노후계획도시정비사업
  • 소규모주택정비사업

등입니다.

최근에는:

  • 준주거 상향
  • 일반상업지역 상향
  • 용적률 인센티브

등이 적극 활용되고 있습니다.


▌도시계획적 시사점

용도지역제도는 근대 산업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제도로 출발했지만, 현대 도시에서는 오히려 지나친 기능분리와 경직성이 한계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특히:

  • 복합개발(MXD)
  • 압축도시(Compact City)
  • TOD
  • 15분 도시
  • 스마트시티

개념이 등장하면서 기존 유클리드식 용도분리 체계는 점차 변화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향후 도시계획은 단순한 “용도 분리”를 넘어:

  • 도시활력
  • 보행성
  • 복합성
  • 탄력적 규제

를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가능성이 높습니다.